서론
도킨스: “종교가 세상을 위해 무슨 좋은 일을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요즘 화두가 되는 양극화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기독인: “기독교는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예들이 있으니까요. 양극화 , 빈부격차의 최고봉은 바로 노예제겠죠? 그런데 기독교 문화권에서 제일 먼저 노예제를 폐지했죠!”
본론
1 서양 근대 노예제?
도킨스: “노예제 폐지라뇨? 유럽이나 미국에서 근대 제국주의 시대에 들어 오면서 흑인 노예들을 제일 많이 쓰지 않았었나요?
기독인: “하지만 그 때 양심의 소리를 내었던 참된 기독교인들이 있었죠! 대표적으로 영국의 하원 의원 윌리엄 윌버포스 (1759-1833)같은 사람! 40년 넘게 노예제 폐지 법안을 위해 인생을 걸죠! 그리고 결국 그 제도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는 당시 기득권 층 속에 깊숙이 들어 있던 사람이었죠! 그러나 모든 것을 과감히 버리죠! 그 때 노예 해방을 위해 노예주인들에게 값을 지불해야 했는데 그 비용이 무려 당시 영국의 일년 예산 절반에 달했다고 하죠! 설탕 같은 노예 노동으로 키우던 작물의 가격이 폭등할 것은 불을 보듯 뻔했죠! 그래서 반대파 사람들은 그러다 영국 망한다. 국제 경쟁에서 도태된다. 경제적 대학살을 하려 한다는 등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후에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압니다. 영국은 그런다고 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른 민족들과 다르게 걸어간 그 발자취 때문에 박수를 받죠! 다른 유럽 제국도 모두 이 영국의 발자취를 따라 걷게 되고요! 노예 제도는 모든 문명권-동양, 인디언, 이슬람, 아프리카 등-에 다 있었죠! 하지만 기독교 문명권 밖에서는 그렇게 그 제도를 없애려는 시도조차 없었죠.”
2 뒤늦은 기독교 노예제 폐지?
도킨스: “하지만 또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늦게 서야 된 것 아닙니까? 기독교는 1세기 때 만들어졌는데! 19세기 되서야 그렇게 노예제가 완전히 폐지되었으니!”
기독인: “그렇게 늦게 된 게 아닙니다. 이미 7세기에 오면 성 바틸데 (Saint Bathilde—Clovis 2세 왕의 아내)가 노예제 폐지 운동을 벌인 기록이 있죠! 사실상 유럽의 중세 시대에 오면 노예제는 사라진 거나 다름 없었죠! 단지 동쪽과 남쪽에 이슬람과의 국경 지대에서 서로를 잡아 노예로 삼는 보복 행위가 있었긴 하지만요 (잘한 건 아니었죠!) 근대 와서 제국주의로 유럽이 돌아서면서 노예제가 오히려 부활한 것이었죠! 식민 민족들을 노예로 삼으면서요! 하지만 그 때도 교회는 노예제를 비난했습니다. 카톨릭 교회 교황들은 반대 칙서를 내곤 했죠!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교회가 그렇게 발언권이 강하지 않았어요. 모든 걸 왕권이 장악하고, 더 세속화 되었었으니까요!”
3 성경 구약 노예제?
도킨스: “잘 모르겠군요! 노예제 폐지가 성경에서 나온 것인지! 구약 성경에는 노예를 대하는 법들이 있지 않습니까?”
기독인: “맞습니다! 하지만 예레미아 31:31에 보면 신과 맺을 새 언약의 시대를 말씀하고 있죠. 구약은 옛언약이고 신약이 새언약이죠. 우리는 새언약의 시대에 살고 있고요. 그래서 신약에 무엇이라 써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4 성경 신약의 노예제 폐지 비젼
도킨스: “하지만 신약에서 노예제를 없애라는 말이 있었나요? 제가 알기로는 그런 말은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독인: “사실 신약에서 예수님은 직접적으로 노예제를 없애자고 얘기는 안 하셨죠!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유추해 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신 이성으로! 그런 일을 전문적으로 신학자들이 하죠! 그래서 중세 유럽의 대표적인 신학자인 13세기 토마스 아퀴나스는 노예 제도를 죄라고 정의하죠!”
도킨스: “성경 어디에서 그것을 유추할 수 있죠?”
기독인: “예를 들어 사도바울이 갈라디아의 교회에 쓴 편지인 갈라디아서 3:28에 보면 예수 안에서 유대인이나 그리스인이나 노예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하나라고 말합니다. 모든 인간의 평등을 말하죠! 그리고 예수께서 잡히셔서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날 밤에 제자들의 발을 씻는 장면이 나옵니다. (요한복음 13:1-17) 현재 우리에겐 그냥 발을 씻나 하겠지만 당시 발을 씻는 행위는 노예나 하는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렇게 제자들의 발을 씻은 후에 너희들도 서로를 이렇게 섬기며 살라고 하십니다. 그건 서로에게 자신을 노예처럼 낮추라는 뜻이죠! 그리고 서로에게 모두가 노예라면 노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양극화 는 사라지고 노예제도 당연히 사라지죠”
5 성경 신약의 노예 언급?
도킨스: “하지만 분명히 없애야 한다고는 안 했죠! 그리고 다른 데 보면 오히려 기독교인 노예들은 주인에게 복종하라는 구절까지 있죠! (에베소서 6:5, 골로새서 3:22-25). 그건 해방이라기 보다는 원래의 잘못된 질서를 유지시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독인: “거기서 주인들은 모두 비기독교인들을 말하죠! 그러니 당연히 그들은 새로운 기독교의 질서를 따라 사는 사람들이 아니었죠! 그래서 잘못하면 기독교의 자유와 해방의 메시지는 반란과 폭동의 메시지로 오해되기 쉬웠죠!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폭력적인 방식으로 새 질서를 세우려 하지 말라는 거죠!”
도킨스: “저한테는 모두 생존을 위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이는군요. 처음 시작할 때 기독교는 약자들의 모임이었으니까. 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죠. 약자들이 당시 로마의 양극화 를 극복하려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 – 종교를 이용했을 뿐이죠! 진화의 법칙을 무의식 중에 따르는 것 뿐이라고요!”
6 국제법 : 성경 바탕의 모든 억압 폐지
기독인: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죽여야 한다는 약육강식/적자생존의 진화법칙이 그걸 만들었다고요? 글쎄요! 수긍이 잘 안가는 군요. 이건 어떤가요? 기독교가 만들었고 진화론으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 제도!”
도킨스: “그게 뭐죠?”
기독인: “국제법이죠. 모든 민족, 국가의 평화적 공존을 추구하는 국제법! 국제법의 아버지라 불리고, ‘국제법’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이 비토리아 (Francisco de Vitoria)입니다. 그는 카톨릭 교회의 신부셨죠! 스페인 제국주의 시절 원주민 착취를 비판하면서 성경을 기초로 국제법의 기초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강제성은 없지만 현재 UN에 소속된 대부분의 문명국은 이 국제법을 도덕성의 기준으로 따릅니다! 놀랍지 않나요! 강자에 속했던 어떤 서양인이 그런 걸 만들다니! 왜 그런 걸 만들었을까요? 양극화 의 세상이 그들에게는 유리하지 않았을까요? 자기 생존과 번영에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는데. 진화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나요?”
7 다른 종교의 노예제에 대한 태도
도킨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기독교권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역사의 우연일지도 몰라요! 다른 이슬람 문화권이나 불교힌두교 문화권에서 일어 났을 지도 모르죠!”
기독인: “그렇게 보기는 어려울 걸요? 먼저 불교힌두교 문화권은 기존 체제를 바꾸는 것을 할 수가 없죠! 윤회 사상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현재 이 상태는 각 개개인이 전생에 선악을 행했던 것들의 결과라고 믿으니까요! 다시 말해 노예로 태어난 것은 전생에 엄청나게 무서운 죄를 지은 결과라고 받아들이죠. 왕이나 귀족으로 태어난 것은 전생에 큰 선을 행해서 그렇다고 받아들이고. 숙명주의죠.”
도킨스: “이슬람권은요?”
기독인: “이슬람권은 그 보다는 나을 수 있죠. 왜냐면 마호메트가 노예들을 잘 대해 줄 것을 명령했거든요.그래서 소녀 노예에게 매춘을 강요하지 말 것이며 (코란 24:33), 살인에 대한 죄는 노예를 해방시킴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고도 했죠 (코란 4:91). 본인이 노예 몇을 풀어 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노예 제도가 없어질 수는 없었죠. 아무리 그래도 결국 마호메트 자신이 노예를 가지고 있었던 노예 주인이었으니까요.”
결론
도킨스: “음…하지만 기독교 문화권에서만 노예제 폐지를 이룬 것이 기독교의 공헌만은 아닐 수 있죠. 기독교인 말고도 무신론 계몽주의 권에서도 인간을 억압, 착취하는 건 반대했다고요.
기독인: 하지만 서양 문화권에서 노예제 같은 극단적인 양극화를 반대하는 가장 오래된 사상은 뭐였죠? 바로 기독교였죠. 고대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니까요. 무신론 계몽주의는 근대시대 17-18세기 쯤에나 와서 만들어지죠. 아무리 무신론이라 해도 거기에 깔려있는 평등사상, 양극화 반대, 노예제 폐지같은 비젼은 이미 기독교가 오래 전에 뿌린 씨앗인 거죠. 그 기독교 문화 토양이 있기에 계몽주의의 평등, 박애 사상이 꽃필 수 있었던 거고요. 다른 문화권에선 그런 게 생겨 날 수 없었죠.
참고문헌 :
토마스 E. 우즈 주니어 (Thomas E. Woods Jr.), 카톨릭 교회는 어떻게 서양 문명을 세웠나? (How the Catholic Church Built Weatern Civilization), (서울: 우물이 있는 집, 2008).
Bruce J. Malina and Richard L. Rohrbaugh, Social-Science Commentary On the Gospel of John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8).
Rodney Stark, For the Glory of God,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3).